◆ 강박증, 강박장애의 증상
청소년이나 청년들을 상담하다보면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부적응적인 사고의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본다.
적응과 부적응을 범주화 시키지않고 1차원의 연속선에서 더하고 덜하고 정도의 차이나 진단기준의 부합도로 볼 때, 굳이 강박장애까지는 아닐지라도 강박적인 증상을 가진 이들이 매우 많은 것 같다.
강박적 사고로는 반복적이고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사고 및 종교적 믿음에 반하는 사고 등이 지속적으로 침범하듯 나타나며 불안이나 두려움이 동반된다. 물론 자신의 생각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러한 자신의 증상에 강하게 저항해 보지만 제어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또한, 드러나는 강박적 행동으로는 반복적인 확인, 잦은 손 씻기, 순서대로 하기, 청소하기 등이 있다.
이러한 강박장애의 진단기준을 살펴보자.
◆ 강박장애의 진단기준 (DSM-5)
A. 강박 사고나 강박 행동 혹은 둘 다 존재하며,
강박사고는 (1)과 (2)로 정의된다.
1.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생각, 충동 또는 심상이 장애 시간의 일부에서는 침투적이고 원치 않는 방식으로 경험되며 대부분 현저한 불안이나 괴로움을 유발함
2. 이러한 생각, 충동 및 심상을 경험하는 사람은 이를 무시하거나 억압하려고 시도하며, 또는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통해, 즉 강박 행동을 함으로써 이를 중화시키려고 노력함
강박 행동은 (1)과 (2)로 정의된다.
1. 예를 들어, 손 씻기나 정리정돈하기, 확인하기와 같은 반복적 행동과 기도하기, 숫자 세기, 속으로 단어 반복하기 등과 같은 정신적인 행위를 개인이 경험하는 강박 사고에 대한 반응으로 수행하거나 엄격한 규칙에 따라 수행함
2. 행동이나 정신적인 행위들은 불안감이나 괴로움을 예방하거나 감소시키고, 또는 두려운 사건이나 상황의 발생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수행됨.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나 행위들은 그 행위의 대상과 현실적인 방식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명백하게 지나침
주의점: 어린 아동의 경우 이런 행동이나 정신적인 행위들에 대해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B. 강박 사고나 강박 행동은 시간을 소모하게 만들어,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C. 강박 증상은 물질(예, 남용약물, 치료약물)의 생리적 효과나 다른 의학적 상태로 인한 것이 아니다.
D. 장애가 다른 정신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많은 강박장애 환자는 지나치게 책임감을 인식하고 위협에 대한 과대평가 경향, 완벽주의와 불확실성을 참기 힘들어함, 금지된 생각이 마치 행동하는 것만큼이나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고의 지나친 확대해석, 이런 사고를 통제할 필요성을 느끼는 등의 역기능적 믿음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강박장애 환자들은 일생동안 많게는 30%에 이르기까지 틱장애를 경험하며, 이는 어린시절에 발병한 강박장애 남성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된다.
◆ 진단적 특징
강박장애의 특징적인 증상은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의 존재이다.
강박사고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오염과 같은 사고, 폭력적이거나 공포스러운 장면들과 같은 심상, 또는 누군가를 찌르는 것과 같은 충동이다.
중요한 것은 강박사고는 침투적이고 원하지 않는 반응으로 거의 모든 환자에게 현저한 불안감이나 괴로움을 초래한다.
강박장애 환자는 이런 강박사고들에 대해 유발자극을 피하거나 사고의 억압을 통하여 무시하거나 억누르려고 시도하거나, 이를 강박 행동과 같은 다른 사고나 행동을 통하여 중화시키려고 노력한다.
강박 행동은 반복적 행동이나 정신적인 행위로서, 강박 사고에 대한 반응이거나 엄격한 규칙에 따라 수행한다. 이는 강박 사고로 촉발된 고통을 경감시키거나 병이 들게 되는 것 같은 공포스러운 사건을 막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강박 행동들은 그 두려운 사건과 현실적인 방식으로 연결되지 않거나(예,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물품들을 대칭적으로 정리하기), 혹은 명백하게 지나친 것이다. 강박 행동들은 쾌락을 위해 수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불안감이나 괴로움에서 벗어나 안도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 발달과 경과
미국에서는 강박장애의 평균 발병 연령이 19.5세로 알려져 있고, 25%는 14세 이전에 발생한다. 흔치 않지만 35세 이후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좀 더 이른 나이에 발병하는 데, 남성의 25% 가까이는 10세 이전에 발생한다. 증상의 발생은 보통 점진적이지만 급성 발생도 보고된 바 있으며, 치료받지 않은 강박장애는 보통 만성으로 이환되고 증상의 악화와 완화를 자주 반복한다.
아동·청소년기에 강박장애가 발병하면 평생 지속되기도 하지만, 아동·청소년기 강박장애의 40%는 성인기 초기에 관해를 경험한다. 강박장애의 경과 중 종종 다른 질환들이 동시에 병발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아동기에서 강박 행동은 눈에 잘 띄므로 강박 사고보다 더 쉽게 진단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동은 성인에서와 마찬가지로 강박 사고와 강박 행동을 모두 가지고 있다. 성인에서 증상의 양상은 시간 경과에 따라 안정적일 수도 있으나 아동기에서보다는 좀 더 다양하다.
이런 차이들은 각기 다른 발달 단계에 걸맞은 내용을 반영한다(예, 아동에서보다 청소년이 성적·종교적 강박 사고를 더 많이 보이는 것. 성인에서보다 아동 · 청소년에서 자신 또는 사랑하는 사람의 질병, 죽음과 같은 재앙적인 사건에 대한 공포 등 위해에 대한 강박 사고의 비율이 더 높은 것).
◆ 감별진단
불안장애
반복적 생각이나 회피 행동, 반복되는 안심시키려는 요청 등은 불안장애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범불안장애의 반복적인 생각들은 보통 강박장애에서 보이는 비현실적이고 이상하거나 비합리적이고 마술적으로도 보이는 강박 사고와 달리 실생활에 대한 걱정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강박장애에서는 대개 강박 사고와 관련되는 강박 행동도 있다.
강박장애 환자들처럼 특정공포증 환자들도 특정한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공포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특정공포증에서는 공포의 대상이 대개 훨씬 더 국한되어 있고 의례적인 행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공포의 대상이나 상황이 사회적 상호작용에 국한되어 있고, 회피 행동이나 안심시키려는 행동이 이런 사회적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
주요우울장애
강박장애는 주요우울장애에서의 사고의 반추와는 다른데, 주요우울장애는 사고가 보통 기분에 일치하고 반드시 침투적이거나 고통스럽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주요우울 장애에서는 이런 사고의 반추가 강박 행동과 관련되지 않는 반면 강박장애에서는 강박행동과 관련되는 게 전형적이다.
기타 강박 및 관련 장애
신체이형장애에서는 강박사고와 강박 행동이 신체 외모에 대한 걱정에 국한된다. 그리고 발모광의 경우에는 강박 사고가 없이 강박적인 행동이 털을 뽑는 데만 국한되어 있다. 수집광의 중상은 소지품을 버리는 데 대한 어려움과 그에 따른 현저한 괴로움이 있고 대상을 지나치게 많이 축적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전형적인 강박 사고(예, 불안전감이나 위해에 대한 걱정)가 있고, 이런 강박 사고가 강박적인 수집 행동(예, 완벽감을 추구하기 위해 모든 대상을 세트로 습득해야 한다거나, 위해를 줄 만한 정보를 포함할 수도 있는 오래된 신문을 버리지 못하는 경우)을 초래한다면 강박장애로 진단되어야 한다.
섭식장애
강박장애는 신경성 식욕부진증과 구분되어야 하는데, 강박장애에서는 강박 사고와 강박 행동이 체중이나 음식에 대한 염려에 국한되지 않는다.
틱(틱장애)과 상동적 운동
틱은 갑작스럽고 빠른, 반복적 · 비율동적 운동이나 발성(예, 눈 깜빡이기, 목소리 가다듬기)을 보인다. 상동적 운동은 반복적이고 외관상 충동적이며 비기능적인 운동 행동으로 머리를 흔든다거나 몸 흔들기, 스스로 깨물기 등이 있다.
턱과 상동적 운동은 보통 강박 행동에 비해 덜 복잡하고, 강박 사고를 중화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하지만 복합 틱과 강박 행동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강박 행동에는 대개 강박 사고가 앞서서 나타나는 반면, 틱은 감각적 충동이 종종 전조 증상으로 선행한다. 어떤 사람은 강박장애와 틱장애의 증상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으며, 이런 경우 두 진단 모두 가능하다.
정신병적 장애
일부 강박장애 환자들은 병식이 좋지 않거나 심지어 망상적 강박 신념을 가지고 있 다. 하지만 그들은 망상장애와 구분되는 강박 사고와 강박 행동을 갖고 있으며 환각이나 정형화된 사고장애처럼 조현병이나 조현정동장애에서의 특징적인 증상은 보이지 않는다.
기타 강박 유사 행동
변태성욕 같은 성적 행동, 도박 중독에서의 병적 도박, 물질 사용에서의 알코올사용장애 같은 특정한 행동들은 종종 "강박적"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특정 행동들은 이를 통해 쾌락을 추구한다거나, 그런 행동 때문에 유해한 결과가 있을 때에만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에서 강박장애에서의 강박 행동과는 다르다.
강박성 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와 강박장애는 비슷한 이름이지만 임상 양상은 매우 다르다. 강박성 성격장애는 침투적 사고나 심상 또는 충동이나 이런 침투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반복적 행동이 없다. 대신 이들은 지나친 완벽주의와 엄격한 통제 등 오래 가고 지속적인 부적응적 양상을 수반한다. 한 환자가 강박장애와 강박성 성격장애 증상을 모두 보인다면 2가지 진단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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